벌써 이달의 끝자락이지만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국가를 위하여 헌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의 충렬을 기리고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충절을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하는 날이 무슨 날이죠? 현충일입니다. 한자어가 많이 들어가 말이 어렵네요. 제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국경일과 기념일 의미를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서 큰일이다 싶어서 같이 사전을 찾아 풀어서 설명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더 잘 알까요?

 

 

마당에 민들레 홀씨는 그 분들의 혼이 되어 우리가 누리는 세상.

세월이 갈수록 그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달은 6.25 전쟁이 70주년 되기도 합니다. 울산에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지역 출신의 사형제가 있습니다. 이들 부모는 한 명도 아니고 4명의 자식을 전쟁터에서 먼저 보내고 슬픔 속에 그리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한 가족의 기막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입로 입구에 있는 안내문과 태극기 바람개비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에 이재양 ‧ 류분기 부부는 5남 1녀를 두고 살았습니다. 첫째 민건(당시 27세), 둘째 태건(24세), 셋째 영건(21세), 넷째 부건(12세), 막내 승건(5세)씨였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사는 평범한 가정이고 자식 모두 건강하고 우애가 깊었습니다.

 

 

옥수수밭을 지나 태극기 바람개비를 따라 가면 충효정

그해 8월 15일 학교 운동장에서 광복절 행사에 참여했다가 그 자리에서 징집되었습니다. 세 아들이 입대해 최전선에 투입된 두 모두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첫째는 51년 7월 금화지구 전투에서, 둘째는 철원지구 전투에서 각각 전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셋째는 언제 어디서 전사했는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삼 형제의 전사 통지서를 받은 아버지는 병을 얻어 1959년에 세상을 떴습니다. 어머니는 남은 자식들을 건사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중에 막내가 형님들을 따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입대를 선언했답니다. 형들의 희생으로 군면제되었고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베트남전에 파병되었습니다. 1967년 8월에 꽝나이 지구 전투에서 역시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1971년 정부는 나라를 위해 네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위로하고자 보국훈장 천수장을 수훈했지만 막내까지 잃고 몸져누운 어머니는 1972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이 뮤지컬  ‘거룩한 형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군대에 보내본 어머니들은 이해합니다. 근데 4명이나 전쟁에서 잃어버린 어머니의 마음은 어떨까요?

 

“너의 목숨 대신하여 보국훈장이 나왔단다. 자식목숨 팔아먹은 가엾은 에미 금빛 훈장으로 대접한단다. 아서라 안 간다. 나는 못 간다. 아들 넷 먼저 보낸 죄인 무슨 낯으로......”

 

뮤지컬 '거룩한 형제'는 장창호 원작으로 국악"휴"가 2017년부터 매년 공연을 합니다. 6월 26일 저녁 7시 30분 울산동헌에서 갈라콘서트가 실황 되었습니다.( youtu.be/9Yl7Nl6CGRE) 오는 9월 6일 중구 문화의  전당에서 4시, 7시 녹화공연과 현장공연을 무료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가족의 사연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넷째 부건 씨가 형제의 이름이라도 후세에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1997년 고향 두동면 묘역에 4개의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제를 지내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2005년 추모 사업회가 설립되고 2008년에 충효정이 건립되었습니다. 충효정 앞 도로의 명칭은 ‘호국영웅 4형제로’로 지정되었습니다.

 

 

4형제 사연은 지역 교과서에 실렸고 군부대에서 신병 교육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부터 ‘거룩한 형제’라는 이름으로 뮤지컬로 만들어져 매년 상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추모제를 챙겼던 넷째 부건 씨도 올해 4월에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현재 6남매는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네비보다 박제상 유적지에서 문화촌으로 가는 것이 가까워요.

울산시와 울주군은 일가 4형제 국가유공자 위령비를 건립하여 매년 현충일에 추모행사를 거행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로 24회째 국가유공 4형제 전사자 합동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그 지역이나 울산에서도 그 의미와 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4형제가 모두 전사한 사례는 참으로 드문 경우인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현재 이일을 맡아 주도적으로 할 만한 적임자도 마땅찮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찾지도, 알지도 못하면 역사의 한 장면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충효정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작은 기념관이나 박물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울산 교육청에서 6.25 전쟁 모든 전사자의 이름을 국민이 호명하여 국가의 부름에 목숨으로 답한 전몰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캠페인을 8월 14일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불러주세요.

그들의 이름을!

 

 

들고양이 한 마리만 

    ☞ 충효정 위치 :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 111번지 1

 

 

 

 

 

Posted by 여행보내주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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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코로나끝나라 2020.06.29 1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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