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울산 동헌에서 산책을 시작됩니다. 6월 말의 일몰시간은 오후 7시 30분 이후입니다. 낮이 길어진 것을 보니, 이제 여름이 시작입니다. 초여름은 밤에 걷기가 좋습니다. 더운 낮의 기온도 조금 내려간 데다 바람도 불기 시작하지요. 하나 더 장점도 있습니다. 낮에 보이지 않는 밤의 풍경을 즐길 수 있지요. 

 

 

낮에 보이지 않는 밤의 풍경.

울산 초교 삼거리에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 한 장을 담습니다. 움직이는 자동차가 긴 빛의 궤적을 그리지요. 밤은 낮보다 빛이 부족합니다. 짧게는 2, 3초에서 길게는 30초까지 사진을 찍다 보면 이런 궤적을 담을 수 있지요. 번뜩이는 조각 표면에도 주위 조명이 담깁니다. 낮에는 보이지 않는 밤만의 풍경이지요. 

 

 

문화의 거리.

문화의 거리는 예술가들과 문화 애호가들이 만들어 가는 거리입니다. 그림을 파는 화랑과 작은 갤러리들이 모여 있지요. 거리는 경관조명으로 빛납니다. 예술가들이 고민을 나누는 찻집과 술 한 잔에 고민을 풀어내는 개성 넘치는 술집도 보입니다. 평소대로 갤러리에 들러 그림 감상을 하려다가, 시간을 확인합니다. 야간이라 문을 닫아 다음을 기약합니다. 

 

 

시계탑 사거리에서 만나는 울산 큰애기.

백 년 전, 이곳에는 기차역이 있었습니다. 시계탑은 옛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새워진 조형물이지요. 기둥 아래에는 역무원 차림의 "울산 큰 애기"가 서 있습니다. 검표원의 모자와 상의를 차려입고, 손에는 검표기를 들고 있습니다. 종이 기차표만 있었던 시대에는 사람이 일일이 표를 검사했지요. 검사한 표는 검표기로 찍어 표시를 남겼습니다. 

 

 

배달의 다리를 통해 태화강을 건넌다.

이제 태화강을 건넙니다. 번영교로 건널까 하다 사람만 건널 수 있는 배달의 다리를 택합니다. 다리 위의 노천 카페는 코로나 19 때문에 문을 닫았습니다. 아쉽지만, 배달의 다리에서 보는 풍경은 여전하지요. 바다로 이어지는 다리의 동쪽을 바라봅니다. 기분 좋은 바람을 사진에 담을 수는 없지만, 집으로 향하는 자동차들의 궤적은 사진으로 남깁니다. 

 

 

배달의 다리 서쪽은 울산의 도심지가 한 눈에 보입니다. 어떠신가요? 자연 그대로의 태화강과 사람이 쌓은 높은 빌딩이 만드는 풍경~.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기도 하지요. 가져간 커피를 마시며 다리 위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다리 아래 태화강을 따라 저와 같이 산책을 즐기시는 분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이인행 작가 "도심 속의 꿈II"(사진 위), "도심 속의 문" (사진 아래)

오늘 산책의 마지막은 울산문화예술회관입니다. 이곳 마당에는 올여름 새롭게 조성된 야외조각공원이 있습니다. 조각 사이에 길이 만들어져, 그 사이를 거닐 수 있게 되었지요. 한 바퀴 돌며, 예술작품을 감상합니다. 조각에 떨어지는 인공조명들이 화강암에 반사됩니다. 예술품 사이를 거닐다니 이런 호사가 없습니다. 

 

 

산책의 끝.

울산문화예술회관 정문이 보입니다. 산책은 여기까지입니다. 원님이 울산을 다스렸던 동헌에서 문화의 거리를 지납니다. 배달의 다리를 건너 예술회관까지~~~~ 울산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만나는 여름밤 산책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2㎞ 남짓한 거리가 아쉬울 정도네요. 다음 달에는 다른 산책길로 돌아오겠습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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