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가볍게 걷는 장생포 둘레길, 장생옛길과 고래문화마을길
누리 GO/블로그기자2020. 6. 8. 13:54

 

가볍게 걷는 장생포 둘레길, 장생 옛길과 고래문화마을길 따라 천천히 트래킹!

 

전국적으로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박물관, 고래문화마을 등으로 유명세를 탄 울산 장생포에 둘레길이 조성되었습니다. 2019년 남구청에서 과거 장생포와 울산 읍내를 연결하는 1940년대 옛길을 복원하였는데요. 과거 장생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야외 전시관을 보는 기분으로 가볍게 트래킹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장생 옛길은 조성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아직 지도에도 등장하지 않는 곳이라 찾아오는 방문객이 아직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여느 둘레길보다 정말 볼거리 풍부하게 잘 가꾸어져 있어 걷는 내내 심심할 틈 없는 곳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존재를 알고 거리를 감상하러 왔으면 합니다.

 

 

 

장생포 둘레길은 장생 옛길과 고래문화마을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두 코스가 이어져 있어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고요. 두 구간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전체 구간 길이가 짧고 오르막이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더운 여름에도 땀 흘리지 않고 트래킹 할 수 있습니다.

 

 

 

장생옛길은 1970~80년대 마을 분위기처럼 작은 주택들이 삐뚤빼뚤 남아있는 동네에 꼬불꼬불 좁은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걷는 내내 집집마다 색다른 벽화가 그려져 있어 눈동자가 계속 데굴데굴 굴러다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듯 봐도 좋겠지만 그림이 보여주는 의미와 옛 감정을 느껴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특히 대다수의 벽화가 장생포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었습니다. 포경작업을 하는 모습과 고래를 손질하는 모습, 고래고기를 소쿠리에 담아 머리에 지고 가는 아낙네의 모습 등 장생포라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 굉장히 이색적이었습니다.

 

 

▲ 과거 장생포 모습 (흑백 벽화)
▲ 현재 장생포 모습 (컬러 벽화)

 

현재 이 장소, 장생포의 과거 풍경을  아득함이 물씬 느껴지는 흑백 그림으로, 현재의 풍경을 또렷하고 선명한 컬러 그림으로 그려놓았습니다. 필름영화를 보다 디지털로 넘어오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 좁은 골목에 생기와 사랑스러움을 가득 담은 마을 주민들의 해맑은 모습, 장난꾸러기 아이들 모습, 고래마을 어촌 풍경의 특색 있는 모습들이 벽화로 가득 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걷다 보면 마을 곳곳에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요. 장생포 마을의 특별한 몇몇 풍경을 동상으로 재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짠샘'은 장생포에 있던 단 3개의 우물 중 하나인데요. 유일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우물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마을의 생명수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아무리 가물어도 이 곳은 마르지 않았으며, 덕분에 모든 마을 주민이 모이는 소통과 소식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가 파스스 흔들리는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아주 재미난 동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돈을 물고 있는 강아지인데요. 고래사냥은 굉장히 돈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과거 장생포는 꽤나 잘 사는 동네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나가는 개도 돈을 물고 있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장생포의 위상이 대단했습니다.

 

이 좁은 골목은 과거 장생포에서 읍내로 나가는 유일한 길이었으며, 남자들은 해체한 고래고기를 짊어지고 이 길을 따라 고기를 팔러 읍내로 나가곤 하였습니다. 여자들은 삶은 고래고기를 바구니에 담아 보부상처럼 이리저리 식당에 팔러 다니곤 하였다고 합니다. 이 작디 작은 길목이 장생포 주민들에겐 생계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장생옛길의 끄트머리에는 장생포의 대표적인 선장으로 손꼽히는 박영복 선장의 생가가 위치해 있습니다. 1926년 장생포 출신의 박영복 선장은 일제 말기부터 고랫배를 탄 뱃사람이지만 해방 후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울산에서 고랫배를 탈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가 포항으로 건너가 참고래, 밍크고래 등을 잡으며 포경 경험이 충분히 쌓이자 장생포에서는 다시 그를 스카우트 하여 모셔왔는데요. 장생포 포구 최고 호황기 때 주역으로서 고랫배 선장 역할을 맡아 했다고 합니다.

 

 

 

갈림길이 나오고 앙증맞은 고양이 벽화 그림이 보이면 이곳부터는 고래문화마을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곳곳에 현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어 헷갈릴 염려는 없었습니다.

고래문화마을길도 1km 미만의 짧은 길이고, 경사가 없어 걷기에 매우 수월합니다.

 

 

 

장생옛길은 장생포의 과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작품들이 길 위에 펼쳐져 있다면, 고래문화마을길은 단순한 도형 및 꽃그림이 벽화의 전부였고, 오히려 현재 장생포의 거대한 공장부지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옛날엔 포경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는 공장들이 힘껏 가동되고 있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듯 어울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길의 끝엔 고래문화마을이 있습니다. 장생포의 마을 풍경을 몸소 느껴볼 수 있고, 고래 관련 다양한 체험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 함께 둘러보면 매우 좋을 듯 합니다.

 

 

 

길 막바지에는 멀지 않은 울산대교 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대교의 모습이 시원시원하고 멋졌습니다.

 

장생 옛길과 고래문화마을길 전체 코스를 다 걷는 데에 약 2km, 사진도 찍고 작품도 감상하며 걷다 보니 1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길이도 짧고 오르막이 거의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트래킹 할 수 있는 둘레길입니다. 곳곳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고, 길이 매우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 언제든지 편하게 걸으러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울산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고래'가 집중적으로 사냥된 마을인 만큼, 이 장생포는 특별한 곳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생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곳, 장생포 둘레길 트래킹으로 힘찬 주말 보내는 것은 어떤 신 가요?

 

 

 

장생포 둘레길 : 장생 옛길 + 고래문화마을길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로 179-1 건물과 장생포 고래로 179-2 건물 사이의 골목길 '장생 옛길'에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