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 이슬이 내려앉듯 마지막 이별하는 자리에 서보면 가슴에 애잔함이 남겨지기 마련입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8년을 떠나보내면서 아쉬운 마음 한 점 없을 수는 없을 테지요. ‘그 사람에게 좀 더 잘해줄걸’,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손을 잡아줄걸하면서 후회하는 일도 남겠지요. 그럼에도 2019년 새해는 어김없이 또 우리를 찾아와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며 찬연한 햇살을 비출 것이기에 다시 희망을 품어봅니다.

 

▲새해 소망지 쓰기

기해년 기념사진 포토존

 

2018년의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전능자에게 한해를 지켜주심에 감사드리는 기도의 언어를 가만히 읊조립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려니 여느 때처럼 쉽게 잠자리에 들 수 없는 것이 연말연시 특히 이 시간이 아닐런지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제작했던 특선 영화 아바타를 선택해 시청하면서 다시 한 번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스토리텔링의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밤은 깊고 새벽을 향해 달리는 시간, 저는 쏟아지는 잠에 취했습니다.

 

▲함월루 누각의 공연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뿔사, 너무 늦게 일어나버렸습니다. 세수도 못하고 두꺼운 옷으로 무장하고 부리나케 차를 몰아 함월루로 향했습니다. 주차공간이 부족했는데 경찰청 뒤편에 차량을 겨우 주차하고 함월루를 향해 내달렸습니다. 그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행사에 참석한다고 무리지어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함월루 안내판을 첫 사진으로 찍은 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는 소방차를 두 번째 사진으로 찍고, 재빠른 걸음으로 행사장을 향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는 소원글귀를 담는 메모지를 배부하는 사람들의 손이 분주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한해의 간절한 소망을 적어 줄에 꽁꽁 걸어두었습니다. 바로 뒤편에는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인기를 끌었습니다. 함월루 안 뜰에 빼곡하게 들어선 수많은 사람들은 부스에서 나눠주는 어묵과 따뜻한 차를 받아가느라 긴 줄을 서 있었고, 떡국을 나눠주는 아래편 부스에도 사람들은 긴 줄로 서 있었습니다.

 

아빠 목말 탄 아이와 유모차에서 구경하는 아이들

 

곧 떠오르는 새해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정초의 찬 겨울 공기를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가죽장갑을 벗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라치면 손가락이 얼얼한데도 새해를 가슴에 품는 사람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빠의 등에 올라 목말탄 아이들과 유모차 안에 있는 아이들의 표정도 해맑았습니다. 함월루 누각의 사회자는 곧 해가 떠오르는데 여러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도 말했고, 국악공연단이 출연해 북을 치며 나팔을 불었습니다.

 

함월루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휴대폰에 새해 일출 담는 참석자들

함월루에서 찍은 새해의 첫 발자취

 

저는 북적이는 사람들 틈을 오가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마침내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모든 참석자들은 함께 큰 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새해가 붉고 찬란하게 빛나면서 떠올랐고, 때맞춰 대형 박 두덩이가 하고 터지면서 새해를 축하하는 낭보를 전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새해 첫 일출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고, 저마다의 소원을 빌면서 한해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했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해는 점차 떠올라 천천히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무리지어 북적이던 사람들은 썰물처럼 하나둘씩 함월루를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또 새해 떡국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긴 줄이 만들어졌습니다. 함월루 해맞이 행사를 시작으로 신년의 첫 걸음을 뗀 사람들은 각자의 가슴에 희망의 해를 품고 또 한해를 살아갈 것입니다.

 

Posted by 박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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