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태평양어업주식회사가 만들어지면서 러시아 포경기지로, 1909년 동양포경주식회사가 들어서더니 일본제국주의 포경기지로, 1946 조선포경주식회사로 설립되면서부터는 대한민국 포경기지로, 장생포는 20세기 내내 한반도 포경 산업의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1970년대 장생포는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 할 정도로 부유한 어촌이었지만 1986년 고래잡이가 금지되면서 점차 쇠퇴하더니 '육지 속의 섬'처럼 울산에서도 잊힌 지역이 되었죠. 이런 장생포가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자 생태 도시 울산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요 2018년 하반기에 장생포에 새롭게 주목할 만한 공간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았습니다.




2017년 신진 여인숙을 아트스테이로 조성하는 과정을 알리는 전시회 '창생전' 모습


1972년 세워진 신진 여인숙은 고래잡이가 금지되면서 사람들이 떠나가고 잊히더니 2000년대 이후로 10여 년 동안 빈집으로 장생포로 지키고 있었습니다. 장생포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모색하던 남구 문화원에서 이 공간을 작년에 본격적으로 이른바 '아트스테이'로 탈바꿈하기로 결정하고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아트스테이로 조성하는 과정은 '창생전蒼生前(생명을 창조하다 - 공간의 재탄생)'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집니다.



2018년 9월 리모델링이 끝난 후 모습


작년 가을이 리모델링 초기로 다소 어수선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면 올봄과 여름을 거쳐 9월에 완전히 새롭게 정식으로 개관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신진여인숙과 창생전 얘기를 들었던 터라 나름 기대를 했기에 9월 12일 날 열린 개관식도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지난 9월 12일 있는 장생포 아트스테이 개관식 모습


그동안 장생포에 들어선 큰 규모의 시설과는 달리 어찌 보면 소박한 문화 공간이기에 조촐한 개관식과 축하 공연을 예상하고 찾았는데요 남구청장을 포함하여 생각보다 많은 내빈과 주민분들이 찾아 줘서 적잖이 당황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만큼 남구에서도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겠지요.




1층에 마련된 기념품 가게



2층은 다양한 작가의 작업 공간 및 전시 공간으로 이용된다


아트스테이 1층은 마을 공방, 북카페, 마을 안내소, 기념품 가게 등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며서 기존의 장생포 시설과는 차별을 주어 새로운 문화적 욕구에 부응하도록 했습니다. 2층은 작품 활동 공간, 전시실로 청년 입주 작가의 활동 공간으로 꾸몄답니다. 2층은 단기 혹은 장기로 여러 작가들이 머물면서 회화, 조각, 목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이들의 결과물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개관식 이후 9월 말에는 북카페 '잔물결' 오픈전이 조촐하게 열렸습니다.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북카페 오픈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였답니다. 사실 개관 행사가 규모가 커서 아트스테이를 꾸미는 동안 애로 사항이라든지 후일담이라든지 소소한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거든요. 조촐하게 열린 북카페 오픈전에서는 운영진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네요.



아트스테이 1층에 들어선 북카페 '잔물결'


북카페 이지연 북큐레이터의 인사말


삼삼오오 축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북카페 '잔물결'은 책을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누구나 와서 끌리는 책을 집어 들고 편하게 읽고 쉬다가 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 책들은 운영자의 개인 소장 책과 구입한 책들로 채워졌고 앞으로도 더 채워갈 계획입니다. 책 방 뒤편 다락방과 아래쪽 방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게 꾸며 놓았고요 야외에서도 장생포 바다와 풍경을 보면서 책을 읽게 야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장생포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후로는 나날이 새로운 건축(구조)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장생포 마을을 관통하는 '모노레일'이 들어섰지요. 옛 것을 헐고 새것이 들어서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20세기 역사가 아로새겨진 장생포만의 고유한 공간을 새롭게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을 해보곤 했는데 아트스테이가 장생포에 생겨서 개인적으로 조금 흐뭇하기도 하고 기대감도 큰 편입니다. 앞으로 아트스테이를 통해서 예술가, 장생포 주민, 방문객 모두를 연결하는 장생포의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성장하길 응원합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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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짜 2018.11.10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생포 가면 한번 들러봐야겠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 터무늬 2018.11.17 2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ㅡ.울산에도 이제 문화의 움직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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