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서늘해지는 깊은 가을에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한다면 울주군 구량리 은행나무마을을 찾아가보는건 어떨까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나무를 굳이 이곳 구량리까지 찾아가서 봐야하는 이유는 놀랍게도 이 은행나무의 나이가 무려 600살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천연기념물 제 64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는 구량리 은행나무 마을은 은행나무의 나이만큼 유서 깊은 마을입니다. 울주군 내에서도 높은 산지에 위치해 있어 공기가 맑고 청량한 마을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마을 어귀에는 잘 익은 감나무가 보였습니다. 크고 탐스러운 감이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은행나무 마을은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많이 알려져 있는 울산의 유명한 관광지와는 다르게 한적하고 사람이 없어 가을을 오롯이 느끼기에 참으로 좋았습니다. 마을을 다니면서 이따금씩 마주치는 벽화들은 이 마을이 가을에 오면 더 좋은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감나무 벽화, 노오란 은행나무 벽화, 그리고 아름다운 글귀까지!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는다면 은행나무 마을을 찾아 마을 이곳저곳을 거닐면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600살 된 은행나무를 만나보기도 전인데 벌써 샛노랗게 물든 작은 은행나무 몇 그루들을 만났습니다. 비록 오늘날 현대식으로 바꾼 기와집이지만 처마와 푸른 하늘 그리고 노란 은행나무는 가을을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조합일 것입니다.

 

 

드디어 만난 600년 된 은행나무는 가까이에서는 찍을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 그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나무가 600살이나 되면 이런 기둥과 가지를 갖게 되는 것인지 바로 옆에 있는 노오란 은행나무가 아기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가까이에서 살펴본 은행나무는 기둥의 굵기가 성인 10명이서 손을 맞잡고 에워쌓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은행나무는 지지대와 받침대로 묵묵히 세월을 견뎌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나무를 제외한 주위의 다른 은행나무들은 진작 노랗게 변하여 벌써 주위에 잎이 수북이 쌓일 만큼 떨어지고 있었지만, 이 은행나무는 이정도 추위와 햇빛으로는 끄떡없다는 듯이 아직도 푸릇한 색감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나무의 유래에 대해 간략히 알려드리자면, 조선시대 이지대 선생이 단종이 즉위하던 1452년 무렵 수양대군에 의해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뒤뜰 연못가에 이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지나 이 나무는 600년이나 되었고 뒤뜰에 있던 연못가는 사라지고 논밭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오래된 만큼 신성한 나무로 여겨져서 나무를 훼손하면 해를 입는다 하고 아들을 낳지 못한 부인들이 이 나무에다 정성껏 빌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푸릇한 색감에 사진으로만 보던 커다랗고 멋진 노란 은행나무를 찍을 수 없어 발길을 돌리기가 아쉬웠지만, 날이 더 추워질 때 다시 들려 샛노란 은행잎 수천 개가 달려있는 모습을 만나기로 약속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울산에 숨겨진 600살된 은행나무가 있는 구량리 은행나무 마을에 들려 신성한 은행나무 앞에서 소원도 빌어 보고 마을 곳곳에 숨겨진 가을을 꼭 닮은 예쁜 벽화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가을에 흠뻑 취해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서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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